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에 편입하게 된 김 열 랑 이라고 합니다. 1년 전, 처음으로 학원을 다닐 때 '나도 꼭 합격해서 수기 써야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직접 쓰게 되니 정말 기분이 좋네요^^

대학 입학 할 때부터 '편입'이라는 두 글자를 마음속에만 가지고 있다가, 1학년이 끝날 때 쯤 서울에 있는 해커스편입 학원에 등록을 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지방 국립대 영문과 재학생이랍니다.) 학교에 적응도 못하고, ‘내가 왜 이 학교에 다녀야 하지‘ 라는 생각으로 방황을 많이 했습니다. 저만 잘난 줄 알았죠.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얼마나 오만한 생각이었는가 하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다들 사정이 있어서 원하지 않던 대학에 가신거겠죠. 처음 학원에 왔을 때 보통 ‘나는 이러이러한 이유 때문에 편입하게 됐어‘ 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편입을 결심하신 분이라면 지금부터 과거에 내가 어땠느니~ 라는 생각 같은 건 일체 버리시고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공부에 임하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합격수기의 요점은 “학교 다니면서도 편입 할 수 있다“입니다.

저는 학교가 경상남도에 있어서, 방학 때만 서울에 있는 학원에 다닐 수 있었습니다. 작년 겨울 방학, 올해 여름 방학, 그리고 이번 겨울방학 때 학원 조금 다니고 시험을 치르게 되었어요. 학기 중에는 학점 받느라 정신이 없어서 솔직히 편입공부는 많이 소홀했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합격을 한 것은 처음 시작할 때 (이센셜반) 공부를 제대로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편입 시작하시는 분 잘 들어 주세요~)

저는 문법 지식이 거의 제로라고 할 정도로 형편없었습니다. 영어는 좋아했는데, 문법은 정말 지지리도 싫어했었죠. 그래서 이센셜반을 시작할 때 제가 목표로 잡은 건 문법 정복이었습니다. 방법은 단 두 가지 뿐. 복습과 오답정리였습니다. 겨울방학 때는 한태영 교수님께서 기본 개념이 담긴 문법 프린트를 나눠주셨어요. 저는 그 개념을 종이에 계속 써가면서 일단 기초적인 문법 지식이 머리에 잡히게끔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스터디 시간에 문법문제 풀이 한 것을 따로 종이에 다시 옮겨 적어서 복습을 꼼꼼히(아주 꼼꼼히) 했습니다.

눈으로 슥~ 보면서 복습하시는 분들 많을텐데요, 처음 시작 때는 다시 옮겨 적으면서 복습하시는게 아주 효율적입니다. 문제를 다시 써보면, 안다고 생각했던 문제도 다시 보이게 되거든요. 그렇게 꼼꼼히 복습을 하다 보면, 질문거리가 엄청나게 생기게 됩니다. 그럼 그걸 다시 선생님께 가져가서 마구마구 질문을 했죠.^^ 질문을 하면 그 문제가 내 것으로 만들어 지기 때문에, 초반에는 오히려 문제를 더 많이 틀리는게 좋은 것도 같아요. 그만큼 그 문제를 더 집중적으로 살펴보게 되니까요. 그리고 그냥 공책에다 정리하지 마시구, 종이를 따로 사서 거기다 정리하신 후 바인더에다가 단원별로 정리하시는게 좋아요. 저는 그런 식으로 해서 겨울방학 동안에 바인더 하나를 뚱뚱하게 채울 정도로 두꺼운 오답노트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그렇게 오답노트를 만드는 과정만 신경 쓰실 것이 아니라 오답노트를 만들고 그걸 계속 반복해서 보셔야 한다는 겁니다. 다시 안보면 소용이 없어요. 저는 학원 마치고 고시원 방에 오면 그 오답노트를 잠들기 전까지 계속해서 반복해서 봤습니다.

그렇게 반복하기를 두 달 정도 하니, 어느 정도 문법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이 잡히더군요. (문법은 단원별로 떨어져 있는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맥락을 잡으면서 공부하셔야 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정말로 문법을 싫어했습니다. 그런데 회화 같은 것은 잘 했던 것 같아요. ‘회화가 더 중요한데 왜 문법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제 머리 속에 꽉 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좀더 고급스러운 회화나 독해를 할 경우에는 문법실력이 안 따라주면 모든 것이 허사입니다. 게다가 편입 독해는 내용 자체도 굉장히 심오한 것이 많아서, 내용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문법까지 모르면 대충 감으로 독해를 하게 되고, 결국 정확하게 문제를 풀 수 없게 됩니다.

문법 포기한다 생각하지 마시고 저처럼 공부해보세요. 저도 여러분과 똑같은 생각이었고, 감으로도 풀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감으로 하는 독해는 수능에서 끝내십시오. 편입 독해에서는 절대 먹히지 않습니다.

문법 정리와 동시에, 심진 선생님께서 나눠주신 에센셜200 단어도 꾸준하게 외웠습니다. 저는 선생님들의 커리큘럼대로만 따라했어요. 단어 스터디도 전혀 하지 않았구요. 심진 선생님께서 방학 때 ‘에센셜200 이것만 외워도 성공한거에요‘라고 말씀하시길래, 목표를 그렇게 잡고 에센셜200만 계속 반복해서 외웠습니다.

학원에 보면, 스터디에 너무 치중해서 정작 정말 해야 할 에센셜200단어나 복습을 소홀히 하시는 분을 종종 봐왔는데요, 일단 가장 기본은 복습입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하라고 하신 커리큘럼대로만 따라오세요. MD나 거로 외운다고 학원 수업시간에 하는거 소홀히 하시는 분들!! 공부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항상 마음속에 생각하면서 지내시기 바랍니다.

제가 겨울방학동안 했던 저 공부가, 2006년 한해 학교를 다니면서 편입준비를 해야 했던 제게 정말로 중요한 씨앗이 되었습니다. 사실 3월~6월까지 학교 다닐 때는 편입공부 정말 거의 못했습니다. 근데도 6월 말에 다시 학원에 올라 왔을 때 다른 학생들과 수준을 맞출 수 있겠더라구요. (여름방학 때는 특반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게 다 겨울방학 때 기초공사를 탄탄히 해 놓은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여름방학 때는 워드스마트 단어집과 문법1200제 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기억이 납니다. 워드스마트는 같은 반 오빠와 매일 100개정도 문제를 내주고 매기는 식으로 한권을 다 봤습니다. 제 생각에 단어 스터디는 2명이 딱 적당한 것 같아요. 3명 이상이 되면 아무래도 공부하는 시간보다 잡담하고 밥 먹고 하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아서..

시험 보는 시간도, 집에 가기 전 30분전에 하는게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됐습니다. 저는 매일 밤 11시까지 공부하고 돌아왔으니, 10시 20분쯤에 서로 공책을 교환해서 단어시험을 치는거죠. 다른데 눈 돌릴 틈도 없이 10시 20분전 까지는 집중해서 단어를 보게 됩니다.^^

1200제 또한 정말 중요합니다.

구완석 교수님의 특강으로 1주일에 두번 1200제 강의를 들었는데, 겨울방학 때 문법 공부가 기초공사였다면, 여름방학 때 1200제 공부는 실전을 위한 연습이었습니다. 1200제를 한번 완독하고 나니, 어떤 문제, 어떤 유형의 문제가 나오는지 딱 감이 오더라구요. (편입 문법에서는 매번 나오는 문제가 나옵니다)저는 기초부분은 한태영 교수님의 문법 프린트로 계속해서 반복하고, 실전 연습은 1200제로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문법은 기본 개념서 한권, 실전 풀이집 한권이면 정말 충분합니다. 계속해서 반복하세요. 그게 문법 공부의 핵심입니다.

본격적인 독해공부는 7월말부터 돌입했습니다. 독해는 일단 다양한 주제를 많이 접해보는게 중요하기 때문에, 학원 교재 외에 다른 교재도 풀어볼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제가 풀었던 독해집은 총 3권, 패스 독해 강수정의 리딩특강 거로리딩 이었습니다. (이 세권은 초보자에게는 많이많이 어렵습니다. 문법과 단어의 기초를 충분히 쌓아둔 뒤에 보세요)여름방학 학원 종강할 때 쯤 패스독해 한권을 다 풀고, 리딩특강과 거로는 2학기 학교생활을 병행하면서 공부했습니다.

(사실 제가 1학기 때는 정신 못 차리고 빈둥거리는 시간이 좀 있었는데, 2학기 때는 정신 차리고 무조건 학교 도서관에 11시까지 남아있었습니다. 집에 티비도 없앴구요.)

12월 학원 올라오기 전까지 세달 동안은 독해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물론 1200제도 꾸준히 반복했구요.

2학기 기말고사가 끝나는 그날 바로 학원으로 다시 올라왔습니다. 학원 분위기가 여름방학 때랑은 또 사뭇 다르더군요. 다들 분위기도 장난이 아니고, 성적도 굉장히 높아졌더라구요.ㅠ 시험까지는 딱 4주가 남았었고, 저는 지금까지 했던 패턴으로 계속 공부 하면서, 수업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들었습니다. 11일 첫 외대시험이었는데, 첫 시험에서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제 좌우명은 “물처럼 꾸준히 흐르자“입니다. 시냇물이 도랑이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가는 동안 바위에 부딪히기도 하고, 절벽에서 떨어지는 고난을 겪기도 하지만, 시냇물은 꾸준히 흘러 커다란 바다에 이르게 됩니다. 시냇물은 작고 보잘 것 없지만, 꾸준함이라는 미덕을 지녔기에 커다란 바다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나는 될거야 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또 실패할까봐 두려웠던거죠. 하지만 저는 이루어 냈고, 그 바탕에는 꾸준함 이라는 이 세 글자가 있었습니다. 앞으로 지낼 1년 동안 많은 힘든 일이 있겠지만, 꾸준함이라는 덕목을 지니고 한번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깊은 패배주의가, 여러분의 당당하지 모했던 그 모든 것이 자신감과 기쁨으로 바뀔 날이 분명 올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태영 교수님, 김응석 교수님, 심진 교수님,구완석 교수님, 앤드류백 교수님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지방에 있는 학교 때문에 학원 못 다닐 때 꾸준히 전화해주시면서 저를 다독여 주셨던 상담팀장 김한상 선생님께도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제가 20살 대학 입학할 때 저와 했던 약속을 이제 지킬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기쁘고 행복합니다. 여러분, 힘내셔서 꼭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랄게요^^ 화이팅입니다!